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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오디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어머니, 아버지를 떠올리면 울컥 목이 메여옴을 느낀다. 당신들이 남기고 가신 물건들을 볼 때면 사무치게 그리움이 새록거리기도 하고... 몇일 전 점잖은 목소리로 아주 낡은 앰프도 수리 가능한지를 물어 오셨다. 다음날 들고 오셨는데 아버님께서 한 오십년 전에 구입해 사용하시던 앰프라 하신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손대기도 꺼려질 만큼 먼지가 뒤범벅이고 깨진 진공관에 어디론가 달아난 진공관, 아무튼 험한 상태의 리시버가 의뢰되었다. kenwood의 전신인 trio사의 wx-14란 처음보는 모델이다. 구성은 6bq5싱글 출력단을 갖춘 리시버인데 만들어 놓은 모양새가 일본 냄새가 나질 않는다. 아마도 구미 제품들을 카피하던 시절의 제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컴프레셔와 붓을 이용해서 쌓인 세월의 먼지들을 떨어내고 각 부위들을 점검해보니 열화되고 손상된 부품들이 부지기수다. 몇개를 교체하고 나면 또 발견되고...  그러나 몇일 함께 하고 나니 fm 감도도 좋고, 풍성하고 좋은 소리를 들려 준다. 아마도 아버님께서 오늘같이 을씨년스런 저녁이면 따뜻한 차 한잔 앞에 놓고 가물거리는 중파방송에 귀기울이지 않으셨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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